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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나눔(교육신보_2012년 3월 27일자)
 글쓴이 : KaChai
작성일 : 2013-01-13 15:34   조회 : 3,222  

      제주청소년과학탐구연구회  
        복지시설 원생과 ‘짱’ 재밌는 과학실험

제주청소년과학탐구연구회
연구회 교사, 과학나눔활동서 잔잔한 감동 느껴

제주시 함덕 ‘아가의 집’ 복지시설에서 청소년과학탐구연구회 현경호 교사(온성학교, 44)가 풍선과 컵을 들고 원생들에게 폐의 기능에 대해 열심히 설명 중이었다.
“우리 몸속에 작은 폐가 두 개가 있어요”하며 컵 안에 있는 풍선을 잡아 당겼다 놨다를 반복하니 정말 숨을 쉬는 것처럼 풍선이 커졌다 작아졌다 모양이 움직였다.

원생들은 눈이 휘둥그레지고 “와”하는 짧은 탄성도 자아냈다. 아이들의 손에 실험도구가 쥐어지자 현교사가 선보였던 실험을 열심히 만지작거렸다. 반면, 풍선만 입에 물고 도통 집중하지 못하는 원생도 있었다. 현교사가 다가가 “이거 만들지 못하면 내가 다 만들어서 가져가야지”라고 애교 섞인 협박을 했다. 지레 겁먹은 원생이 “아니예요! 만들꺼예요”말하더니 후 하고 풍선을 커다랗게 불었다. 그 모습을 본 연구회 교사들이 두 손 엄지를 치켜들고 “짱이야!”라고 말하자 모든 원생들이 박수를 치며 좋아했다.
벌써 25번째 방문이라 그런지 원생들과 동아리교사들은 매우 친해보였다. 그러나 현교사는 “처음에는 아이들 눈을 보니 긴장한 듯 그냥 자기 방으로 가는 친구도 있었고 서먹서먹해 하는 것 같았어요”라며 원생들의 첫인상을 회상했다.

제주청소년과학탐구연구회는 지난 2010년 한국과학창의재단의 지원을 받아 보육원 등 사회복지시설에서 과학 나눔 봉사활동을 한 것이 계기가 돼 이 활동이 연구회 핵심활동으로 정해졌다. 100명의 회원이 반드시 1년에 한번 이상 시설에서 봉사활동을 해야 회원자격이 유지될 정도다. 연구회 교사들은 처음에 특수학생을 대상으로 실험을 한다는 부담이 있었지만, 지금은 과학봉사활동의 매력에 푹 빠진 교사가 적지 않다. 원생들은 일반 학생들보다는 실험에 대한 이해와 속도는 느리지만, 극도의 집중력과 정성을 쏟아 부어 어느 과학자 못지않다는 연구회 교사들의 평가도 받았다. 마음씀씀이도 이쁘다. 꽤 괜찮은 과학 작품이 있으면 여러 개를 더 만들어 자신을 보살펴 주는 특수교사에게 선물 해 잔잔한 감동을 줬다. 가수가 꿈인 친구는 실험 내내 아름다운 목소리로 노래를 불러 분위기를 살리기도 한다. 자기가 만든 과학 작품이 제일 예쁘다고 자화자찬하고 활발해진 원생을 보며 현교사는 “이 활동을 시작한건 너무나도 잘한일인것 같아요”라며 뿌듯해 했다.

봉사활동이 끝날 때 쯤 원생들은 교사들의 손을 잡고 포옹도 하며 헤어짐의 아쉬움을 달랬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연구회 교사들이 잠깐 모였다. “다음에는 더 쉽고 재밌는 과학놀이를 찾아봐야겠어요”라며 한달 후에 재회할 원생들을 위해 여전히 행복한 고민을 하곤 귀가했다.

정수현 기자 jsh@eduweekly.co.kr